실존주의 뮤즈' 쥘리에트 그레코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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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옷. 66년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으며 20세기 프랑스 가요사에 한획을 그은 쥘리에트 그레코가 23일(현지시간) 영면에 들었다. 향년 93세. 그레코의 가족들은 그가 이날 프랑스 남부 라마튀엘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 일간 르몽드, BFM 방송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1927년 몽펠리에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무용수를 꿈꿨지만 16살에 나치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이후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그의 첫 무대는 1949년 작은 술집이었지만 1954년 프랑스 가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서보길 희망하는 올랭피아에서 연속으로 공연을 하는 위치에 올랐다. 파리에서 소위 한가락 한다는 예술가들의 집결지로 유명했던 생제르맹데프레에 살면서 그는 장 폴 사르트르, 자크 프레베르, 장 콕토,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같은 당대 유명 문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들의 작품은 그레코가 부르는 노래 가사로 다시 태어나곤 했고 그 덕분에 그는 '실존주의 뮤즈'라는 별명을 얻었다.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그레코는 연기에도 발을 들였다.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1957), '슬픔이여 안녕'(1958)과 같은 영화를 찍었다. 그레코는 2016년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도 프랑스를 순회하며 팬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줬다. 한평생 그레코는 3번의 결혼을 했다. 상대는 프랑스 배우 필리프 르메르, 배우 겸 영화감독 미셸 피콜리, 피아니스트 제라르 주아네스트. 자녀로는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 로랑스마리 르메르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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