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결정 합성 기여 공로로 노벨상 가능성 거론 현택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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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

"최고과학기술인상, 호암상, 포스코청암상 등 그동안 많은 상을 받았지만, 노벨상 수상 예측 후보에 오른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예입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학 분야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는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연구가 노벨상 수상에 필적할만한 수준이라고 인정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 교수는 매년 노벨상 각 부문 수상자를 예측하는 정보분석 서비스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후보 명단에 국내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는 모운지 바웬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크리스토퍼 머레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함께 물리학, 생물학, 의학 시스템 등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나노결정(Nano Crystals) 합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생리의학·물리학·화학·경제학 분야에서 논문 피인용 빈도가 상위 0.01%에 해당하는 연구자를 노벨상 수상 후보로 꼽는다. 지금까지 이 기업이 후보로 지목한 연구자 336명 중 54명(16%)이 노벨상을 받았다. 현 교수는 2001년 실온에서 온도를 서서히 올리는 방식으로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논문은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고, 지금까지 1천660회 인용됐다. 현 교수는 균일한 나노입자 대량 합성 방법도 개발했다. 이 연구는 2004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발표됐다. 현 교수의 연구는 현재 전 세계에서 실험실뿐만이 아니라 화학공장, 산업계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현 교수의 합성 방법은 삼성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개발의 토대가 됐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현 교수는 "퀀텀닷(양자점) 연구의 선구자인 루이스 브루스 컬럼비아대 교수나 알렉산더 에프로스 미국해군연구소 박사처럼 유능한 연구자가 아직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며 "이들이 먼저 수상하고 나면 다음번에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겠냐"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 교수는 과학 분야에서 한국 연구자가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부족한 연구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는 설립된 지 100여년가량 됐다. 국내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아직 설립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았다"며 "연구자들이 충분히 연구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가 일본이나 독일,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장 주도하에 연구테마를 결정하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며 "연구자의 행정적 잘못을 '침소봉대'하거나 연구단에 규제를 가하면 자율성이 침해돼 마음껏 연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구분하기보다 '탁월성'을 좇아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현 교수는 "21세기에서는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구별하기 어렵다"며 "노벨상 수상 취지처럼 인류에 실제로 도움을 주는 연구에 충실했을 때 더욱 탁월한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을 뒤집어놓을 수 있는 논문이 나오려면 기본적으로 연구비와 연구환경 등 토대가 마련돼야 하고, 그 외에 탁월성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노벨상은 오는 5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12일까지 발표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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