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이 골절 부른다?…근본 원인은 '골다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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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운동

'소리 없는 뼈 도둑'으로 알려진 골다공증 환자의 대부분은 중년여성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보면, 국내 전체 골다공증 진료 환자 중 90% 이상이 여성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여성의 최대 골량이 남성보다 적을 뿐만 아니라 폐경기에 섭취된 칼슘을 뼈로 전달하는 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줄면서 급격한 뼈 소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 뼈는 머리카락이 빠지고 새로 생기는 것처럼 낡은 뼈를 새로운 뼈로 교체하면서 균형을 유지하는데, 폐경기는 이러한 균형이 깨지는 시점이다. 건축물로 치자면, 철골 역할을 하는 뼛속 물질이 빠지면서 스펀지처럼 구멍이 늘어나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지는 골다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골다공증이 충격적인 건 자녀에게 대물림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골다공증학회지(Osteoporosis International)에 발표된 논문(2016년)을 보면, 상계백병원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천947명(부모 3천135명·자녀 2천812명)을 대상으로 골밀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부모의 골밀도가 낮으면 자녀의 골밀도가 낮을 위험도가 최대 10배에 달했다. 하지만 골다공증은 환자가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증상이 별로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가 평소 뼈 건강에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골절을 겪고 병원을 방문하고 나서야 골다공증으로 진단받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대한골대사학회가 2018년 '세계 골다공증의 날'(10월 20일)을 맞아 국내 50∼70대 여성 1천명을 대상으로 골다공증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골다공증 검진 경험이 아예 없다는 응답자가 72%에 달했다.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은 후에도 치료를 중단한 비율이 32%에 달했으며, 23%는 아예 치료 경험이 없었다. 이런 이유로는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통증·불편감을 느끼지 않아서'(48%)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여성들의 이 같은 인식과 달리 전문가들은 폐경기 이후 중년 여성이라면 정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골다공증 검사는 대부분의 병·의원은 물론 보건소에서도 큰 비용 부담 없이 간단하게 받을 수 있다. 만 54세와 만 66세 여성은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통해 무료로도 검진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이 골다공증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건 다름 아닌 골절 때문이다. 골다공증을 방치하다가 골절을 겪게 되면 큰 수술을 받아야 하거나 여러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특히 엉덩이뼈와 허벅지 뼈를 연결하는 고관절의 골절을 겪은 환자의 절반은 혼자서는 걷거나 화장실을 가는 것도 힘들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요양기관이나 집에서 간병인이나 가족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국내 조사 결과를 보면, 골다공증으로 고관절 골절을 겪은 환자 5명 중 1명은 1년 이내에 사망했으며, 일반인과 비교한 사망위험이 무려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더욱이 노쇠한 고령 환자의 경우 수술 자체에 대한 위험이 큰데다, 수술 후에도 입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욕창, 폐렴, 요로감염, 다리 혈관 막힘(하지정맥혈전)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환자가 폐혈관이 막히는 폐색전증으로 악화하면 급작스럽게 사망하기도 한다. 김지완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수술하지 않으면 6개월 내 60%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위험하기 때문에 골절을 겪지 않도록 일상생활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골절은 연령에 따라 발생하는 부위와 장소가 다르다. 비교적 젊고, 야외활동이 많은 50∼60대 여성의 경우 겨울철 빙판길과 같은 실외에서 넘어질 때 방어작용으로 손목을 짚으면서 손목 부위의 골절이 많은 편이다. 반면,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70대 이상 고령층은 실내에서 고관절 골절 사고가 잦다. 침대에서 내려올 때 미끄러져서, 문턱이나 전선에 걸려서, 미끄러운 화장실 또는 주방에서 살짝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노인들은 젊은 층보다 상대적으로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바로 엉덩이에 충격이 가해져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주목할 것은 골절이 잠깐의 실수로 인한 사고라기보다는 골다공증으로 인해 이미 뼈가 약해진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골다공증을 선제적으로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급격한 골소실이 발생하는 50세 이후 폐경 여성은 진단 후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 게 중요하다. 약물치료만 받아도 골량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물론 골절 위험이 60∼7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임의로 약물 치료를 중단하는 것도 금물이다. 김 교수는 "약물치료는 보통 50∼60대부터 시작하는데, 요즘 같은 고령화 추세를 고려했을 때 향후 최대 30∼40년은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최근에는 6개월에 1회 주사 등으로 치료 지속성을 개선한 골다공증 약물이 나오는 등 선택지도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막기 위해서는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평소 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식습관과 운동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식품으로는 칼슘과 비타민D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칼슘은 멸치, 치즈,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에 많이 포함돼 있는데, 그중 우유는 하루 두 잔(각 200㎖)씩 매일 마시면 성인에게 필요한 적정한 칼슘 섭취량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당 분해 효소 결핍으로 이를 잘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멸치, 해조류, 녹황색 채소 등으로 대신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D는 대구 간유, 연어, 고등어, 정어리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데, 음식보다는 산책을 통해 피부에 햇볕을 쬐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오전 10시에서 2시 사이에 얼굴, 팔, 손 부위에 하루 20∼30분 정도 햇볕을 쬐면 충분한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다. 산책은 관절이 좋지 않은 고령자에게 더 도움이 된다. 반면 술, 담배, 탄산음료는 피해야 한다. 커피도 하루 1∼2잔 정도가 적당하다. 카페인이 소장에서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이뇨작용을 활성화함으로써 애써 섭취한 칼슘을 소변으로 모두 배출시킬 수 있어서다. 또 나트륨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나트륨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칼슘이 함께 배출될 수도 있는 만큼 되도록 싱겁게 먹어야 한다. 김지완 교수는 "중년 여성에게는 뼈 건강 관리가 향후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노후대책이 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건강하더라도 50세부터 주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고, 바람직한 생활 습관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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